〈옛날 하늘나라에 옥황상제의 서자(庶子)인 환웅이 살았다. 그는 자주 아래의 인간세상을 내려다보면서 인간들을 잘 다스려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弘益人間). 그래서 옥황상제의 허락을 받고는 세 명의 대신들을 거느리고 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새로운 정치를 펴서 인간들을 다스렸다.
그러던 어느 날, 환웅에게 호랑이와 곰이 찾아와서 인간이 되고 싶다며 빌었다. 환웅은 쑥과 마늘을 주면서 말했다. “이것을 먹으며 햇빛을 피해 동굴에서 백일(百日) 동안 기도하면 인간이 될 것이다.” 둘이 같이 시작했지만 호랑이는 견디다 못해 동굴을 뛰쳐나갔고, 곰은 삼칠일(三七日)을 잘 참았더니 인간 여자로 변했다.
곰 여자는 자신과 결혼할 남자가 없었다. 그래서 매일같이 나무 아래에서 아이 배기를 소원했는데, 그 기도를 들은 환웅이 잠시 변신해서 곰 여자와 정을 통했다. 그 결과 곰 여자가 임신해서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단군(檀君)이다. 단군은 오랫동안 인간세상을 다스렸다.〉
웅녀와 마늘
마늘은 현재 배달민족의 상징적인 음식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에서 마늘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단연 한국입니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한해 전세계 1인당 마늘 소비량은 800g정도인데 한국은 7kg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금도 거의 모든 음식에 포함돼있어 예로부터 많이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마늘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통일신라시대인 서기 7~8세기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아시아에 마늘이 처음 들어온 것도 중국 한(漢)나라 때인 기원전 2세기 경으로 추정됩니다. 단군할아버지가 고조선을 세웠다 알려진 단기 원년인 기원전2333년과는 2000년 이상 차이가 나니 절대로 그 때 먹은 것이 마늘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 웅녀는 마늘이 아닌 뭘 먹었던 것일까요? 단군신화가 나온 기록 중 현존하는 사서인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웅녀가 먹은 것을 '산(蒜)'이라고 적고 있는데 이 글자는 원래 마늘 뿐만 아니라 달래로도 해석된다고 하며. 달래는 동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로 알려져있기 때문에 달래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또한 사실 마늘은 동물이 절대 먹어선 안되는 식품입니다. 마늘에 포함된 아황화알릴프로필(Allylpropyldisulfide)이란 물질이 동물의 적혈구를 파괴하기 때문에 애완동물에게도 절대 먹여선 안되며, 양파도 아황화알릴프로필이 많이 포함돼있어 동물들에게 해롭다고 합니다.
웅녀가 먹은 것은 마늘이 아닌 "달래"
일연이 편찬한 역사서 '삼국유사' (三國遺事) 고조선 편에는 "이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한 굴에 살면서 늘 신웅(神雄·환웅)께 빌면서 인간이 되기를 발원했다. 신웅은 신령스런 쑥 한 단과 마늘 스무 매를 주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2017년 10월 방송된 알뜰신잡에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마늘이 아니라 '달래'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황씨는 연재 글 '팔도식후경'과 tvN '알쓸신잡'에 출연해 "삼국유사에 적혀있는 마늘로 번역된 한자는 蒜(산)"이라면서 "蒜은 달래, 파, 마늘, 부추 등 아린 음식을 다 이른다. 그러니 굳이 마늘이라 번역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황씨에 따르면 마늘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나 이집트로 추정되며 대체로 조선 시대까지 '葫(호)'라고 많이 불렸기 때문에 '蒜'은 마늘보다는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달래나 산파, 산부추로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자생 식물 중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숙한 것이 달래이므로 단군신화 속 '蒜'은 달래로 읽는 것이 좋다고 황씨는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단군신화 속 쑥은 '靈艾(영애)'라고 적혀 있다"며 "흔히 '신령스런 쑥'이라고 번역하지만 또 다른 식물일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웅녀가 먹은 것은 마늘이 아닌 "무릇"
한편에서는 환웅이 웅녀에게 준 음식이 쑥과 '무릇'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박광민 한국어문교육연구회 연구위원은 '한국동양정치사상연구' 논문에서 "마늘은 서한 시대에 서역에서 들어왔다"며 명나라 학자 이시진이 엮은 책인 '본초강목'의 내용을 인용해 설명했습니다.
본초강목에는 "집에서 심는 산(蒜)은 두 가지가 있다. 뿌리와 줄기가 작으면서 씨가 적고 몹시 매운 것이 산(蒜)인데, 이것은 소산(小蒜)이다. 뿌리와 줄기 가 크면서 씨가 많고 매운맛이 나면서 단맛이 도는 것은 호(葫)인데, 이것이 대 산(大蒜)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박 위원은 호(葫)는 마늘이라며 황씨와 비슷한 설명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달래는 매운맛이 그리 강하지 않아서 소산이라고 할 수 없다. 무릇은 큰 상수리 열매 정도 크기로 무척 맵고 아려서 날로 먹을 수 없다"며 산(蒜)을 마늘, 달래가 아닌 '무릇'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구황식물인 무릇은 한자로 석산(石蒜), 조산(鳥蒜) 등으로 표기하며 쑥과 둥굴레, 잔대 등과 함께 10시간 이상 고아서 익혀야 먹을 수 있습니다.
박 위원은 "1946년 사서연역회(史書衍譯會)가 삼국유사의 첫 번역본을 내면서 '산'(蒜)을 마늘로 옮긴 뒤 수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지금이라도 마늘은 무릇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무릇 >>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파, 마늘과 비슷한데 봄에 비늘줄기에서 마늘잎 모양의 잎이 두세 개가 난다. 초가을에 잎 사이에서 30cm 정도의 꽃줄기가 나와서 엷은 자주색 꽃이 총상(總狀) 화서로 많이 피고 열매는 삭과(蒴果)를 맺는다. 어린잎과 비늘줄기는 식용한다. 밭과 들에 저절로 나는데, 구황 식물로 아시아 동북부의 온대에서 아열대까지 널리 분포한다.
여자들은 나물을 뜯고 무릇을 캤으며 사내들은 논밭 둑이나 산자락에서 느릅나무 껍질을 벗기고 칡을 캤다.
≪송기숙, 녹두 장군≫
무릇의 이름은 물색 꽃대에 꽃이 위로 웃자라면서 핀다고 '물웃'의 옛말이 무룻이 됐다가 무릇이 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8월 말 9월초 낮은 야산 산소 인근이나 언덕 산비탈에 많이 핍니다
웅녀는 100일이 아닌 21일 만에 사람이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군 신화를 약간 잘못 알고 있다.
지상에 내려온 환웅에게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간청하자 환웅은 그들에게 동굴에 들어가 쑥과 마늘만 먹으면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하여 호랑이는 버치지 못하고 곰만 100일을 버텨 사람, 즉 웅녀가 되었다는 내용.
하지만 이는 삼국유사에는 곰과 호랑이가 동굴에서 쑥과 마늘만 먹은 끝에 사람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100일이 아닌 삼칠일, 즉 3×7=21일로 나옵니다.
삼국유사 - 고조선편
삼국유사 고조선사 기록원문
魏書云(위서운:위서에서 말하기를).
乃往二千載有壇君王儉(내왕이천재유단군왕검:지난 2천 년 전에 단군왕검께서).
立都阿斯達(입도아사달:도읍을 아사달에 정하시고).
開國號朝鮮(개국호조선:나라를 세워 이름을 조선이라 하시니).
與高同時(여고동시:요임금과 같은 시대였다).
古記云(고기운:『고기』에 이르기를). 昔有桓國(석유환국:옛적에 환국이 있었다)
庶子桓雄(서자환웅:서자부의 환웅이).
數意天下(삭의천하:천하를 건지려는 뜻을 가지고).
貪求人世(탐구인세: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하거늘).
父知子意(부지자의:환국을 다스리시는 아버지 환인께서 아들의 이런 뜻을 아시고).
下視三危太伯可以弘益人間(하시삼위태백가이홍익인간:아래로 삼위산과 태백산을 내려다보니 널리 인간에게 이로움을 줄 만한지라).
乃授天符印三箇(내수천부인삼개:이에 아들에게 천부天符와 인印 세 개를 주어).
遣往理之(견왕리지:가서 이곳을 다스리게 하셨다).
雄率徒三千(웅솔도삼천:이에 환웅이 무리 3,000명을 거느리고),
降於太伯山頂(강어태백산정:태백산 꼭대기)
神壇樹下(신단수하:신단수 아래 내려오시어).
謂之神市(위지신시:이를 신시神市라 이르시니).
是謂桓雄天王也(시위환웅천왕야:이분이 바로 환웅천황이시다).…
時有一熊一虎(시유일웅일호:이때 웅족과 호족이),
同穴而居(동혈이거:같은 굴에 살았는데).
常祈于神雄(상기우신웅:늘 삼신상제님과 환웅님께 빌었는데).
願化爲人(원화위인:참사람이 되기를 원하였다).
時神遺靈艾一炷(시신유령애일주:이에 환웅께서 신령스러운 것을 내려주시며 그들의 정신을 신령스럽게 하시니 쑥 한 묶음과 ),
蒜二十枚曰(산이십매왈:마늘 스무 매를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爾輩食之(이배식지:너희들은 이것을 먹으면서). 不
見日光百日(불견일광백일:햇빛을 보지 말고 100일 동안 기원하라)
便得人形(변득인형:그리하면 인간의 본래 참모습을 회복할 것이니라).
熊虎得而食之,忌三七日(웅호득이식지,기삼칠일:웅족과 호족이 환웅께서 주신 쑥과 마늘을 먹으면서 스무 하루 동안을 삼가함에).
熊得女身(웅득녀신:웅족은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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