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즐겨찾는 매운고추의 대명사는 청양고추입니다. 시장에 가면 할머니드리 "청량"고추라고 잘못 적어 놓고 파시는 경우도 있지만 정식 명칭은 "청양"고추입니다. 문제는 청양고추 원산지에 대해서 여러가지 설이 있고 청양고추와 같은 이름을 가진 "청양군"과 "청송 + 영양"군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추의 원산지
고추는 남아메리카 아마존강(江) 유역이 원산지이며 약 2,000년 전에 페루에서 재배되었습니다. 1493년에 콜럼버스가 스페인으로 고추씨를 갖고 가서 스페인 일부지역에 심어 키웠습니다. 그 후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고추가 전파되었고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임진왜란(1592년) 때 한반도에 고추가 전래되었다고 합니다.
청양고추의 원산지는 청송 + 영양이 원산지
영양군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경상북도 영양군 지역에서는 1980년 중앙종묘(주)에서 경상북도를 방문해서 맵기로 유명한 '땡초'라는 고추를 영양에서 채취하고 이를 개량하여 오늘날 단맛이 가미된 청양고추가 탄생했다
중앙종묘(주)의 홈페이지에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에 국내 최대 고추 생산지인 경상북도 북부 지방인 청송, 영양 지역에서 소과종이 주로 재배되어 이 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육성하고자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육성목적에 비교적 근접한 품종을 육성하여 청송의 '청(靑)'과 영양의 '양(陽)'자를 따서 '청양(靑陽)고추'로 명명해서 고추품종을 등록했다”
청양고추의 원산지는 청양
청양군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1968년 충청남도에서 신품종 고추 종자 개발을 위해 ‘중앙종묘(주) 청양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서 청양고추 종자를 요청했다. 청양농업기술센터는 30여 종의 고추 종자를 충청남도에 주면서 ‘고추의 신품종 이름’을 ‘청양고추’로 명명할 것을 약속받았다. 청양군은 2009년 군비를 들여 <식탁 위의 화려한 혁명 고추> 책자를 발간하면서 "청양고추의 원산지는 '청양'이라는 연구 용역 결과가 나왔으며, 이번에 청양고추 원산지에 대한 논란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고 주장했습니다.
또 "'청양고추 콘텐츠 구축 연구용역'을 맡은 평생교육실천포럼(대표 전도근)은 청양고추의 원산지가 '충남 청양'이라는 결과를 냈다"며 "청송의 '청'과 영양의 '양' 자를 따서 '청양고추'로 명명한 품종을 등록했다고 하나, 종자를 만들었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양고추축제와 상표권
충청남도와 청양군은 청양고추를 향토 지적재산으로 내세우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2000년부터 청양고추축제를 개최하는 동시에 2001년에는 청양고추와 관련된 상표권 등록에 나서 '청양고춧가루 푸르미'라는 상표권을 등록했습니다. 또한 2003년에는 '청양고추'와 관련한 상표명에 대한 지적재산을 등록했습니다.
‘청양고추 구기자 특구’ 지정(2006. 9. 12, 지식경제부)에 이어 농산물 품질관리원 지리적표시 등록을 추진하여 지리적표시 제40호(건고추), 제41호(고춧가루)로 2007년 12월 20일 최종 등록을 완료하였습니다.
지리적표시제(PGI)
생산부터 유통까지 철저하게 관리를 통한 농수산물에 대해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부여하는 지리적 표시제 인증 마크는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축산물을 고르는 방법입니다.
지리적표시제 PGI (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는 농산물(축산물, 임산물 포함) 및 가공품의 명성, 품질이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그 지역에서 생산 및 가공되었음을 표시하여 등록,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2018년 기준 1호 보성녹차부터 181 여개가 등록되어 있으며, 지리적 표시품의 정보확인은 스마트폰 앱 <농식품 안심이>을 이용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지리적표시특산품연합회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청양고추 종묘 개발자 유일웅박사의 인터뷰
국립종자관리소에 청양고추의 품종개발자로 등록되어 있는 유일웅 박사는 조선일보, 파이낸셜뉴스 등의 언론사 공식 인터뷰를 통해 '청양고추 품종은 제주산과 태국산 고추를 잡종교배하여 만든 것으로 경상북도 청송군과 영양군 일대에서 임상재배에 성공하였으며, 현지 농가의 요청에 의해 청송의 청(靑), 영양의 양(陽)자를 따서 청양고추로 명명하여 품종 등록하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의 청양고추 주인은 독일 바이엘사
두 개 지역이 청양고추 원조를 다투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청양고추를 생산판매해도 종자 사용료를 독일 바이엘(Bayer)사에 지불하고 있습니다.
사연을 보면 최초에 고추 종자를 개발한 유일웅 박사가 청양고추 로열티를 토종업체인 중앙종묘로 넘겼습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때 청양고추를 개발한 ‘중앙종묘’가 외환위기 때 멕시코의 종자 회사로 팔렸다가 미국 Monsanto(1901년 창사)로 넘어갔습니다. 2018년 6월7일, 몬산토 회사는 Aspirin으로 유명한 독일 바이엘(Bayer)사로 한화 67조원에 다시 팔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농민이 청양고추를 재배하려면 독일 바이엘 회사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고 바이엘 회사에서 청양고추 종자 씨앗을 팔지 않으면 청양고추를 재배할 수 없게 됐습니다.
IMF 외환위기를 겪은 직후인 1990년대 말, 국내 종자업계 1위인 ‘홍농종묘’가 세계 종자업계 2위인 ‘멕시코 세미니스’에 팔렸고 국내 2위 업체인 ‘서울종묘’도 ‘스위스 노바티스’에 팔렸습니다. 국내 종자업계 4위인 청원종묘도 ‘일본 사카타’에 팔렸습니다. 국내 상위 종자업체들 모두가 해외 다국적 기업에 매각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고추에 관한 종자 주권을 잃게 되었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국적기업에 농작물 로열티로 해마다 약 150억 원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청양고추는 그리 매운 고추가 아니다
청양고추의 매운맛의 강도는 스코빌 척도로 4천~1만 2천 정도(평균 1만)로 한국의 다른 고추 품종에 비해 캡사이신이 많이 함유되었다. 일반적인 풋고추가 1천~2천 스코빌 사이인 것을 보면 상당히 매운 편이지만 진짜 매운 고추에 비하면 무지 순한 맛입니다.
- 매운 맛의 단위는 세계적으로는 스코빌입니다.윌버 스코빌이란 사람이 처음 개발한 방식인데, 매운 물질을 단물로 희석을 해서 매운맛이 느껴지는 역치를 가지고 구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코빌이 8000이라면 8000방울의 설탕물로 희석해야 매운 맛이 사라진다는 개념입니다.
캐롤라이나 리퍼(157만~220만)ㆍ부트 졸로키아(85.5만~107.5만) 같은 초월적으로 매운 고추들과 비교할 것도 없이, 대중적으로 쓰이는 레드 사비나 하바네로(10만~35만)나 태국 프릭끼누(5만~10만)에도 한참 밀립니다.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는 어떤 고추일까요? 바로 일명 귀신고추라고 하는 졸리키아입니다. 이 고추는 2006년 9월에 기네스북에 등록이 될 정도로 맵습니다. 졸리키아는 미국 뉴 멕시코대학 폴스랜드 교수가 인도에서 발견한 품종으로 표면이 오돌토돌하며 크기는 우리의 보통 고추 정도입니다. 졸리키아 고추의 스코빌 지수는 무려 100만1034라고 합니다.
우리 청양고추의 100배에 해당하는 무서운 고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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